1. 책소개
저명한 인문학자 석영중 교수가 평생토록 펼쳐 온 문학 연구의 집대성인 『눈 뇌 문학』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그가 눈과 뇌와 문학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탁월한 지성과 넘치는 애정으로 연결해 펼쳐 보이는 이 책은 문학을 중심으로 과학과 인문학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한편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춰 지적 호기심이 있는 누구나 두고두고 읽을 만한 교양서로, 곳곳에 배치된 60여 개의 컬러 도판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포식과 경쟁에서 출발한 눈이 어떻게 연민과 공존과 성찰을 향해 왔나〉를 통과한 후 〈어떻게 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다다라 독자로 하여금 자기 삶에 대해 같은 질문을 던져 보도록 이끈다.
출처:본문중에서
2. 저자
저자 : 석영중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 슬라브어문과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부터 2024년까지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 러시아 문학회 및 한국 슬라브 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죽음의 집에서 보다: 도스토옙스키와 갱생의 서사』(공저), 『도스토옙스키의 철도, 칼, 그림: 석영중 교수의 〈백치〉 강의』,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 종교와 과학의 관점에서』, 『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 『매핑 도스토옙스키: 대문호의 공간을 다시 여행하다』, 『인간 만세!: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 읽기』, 『자유: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배운다』,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푸슈킨에서 솔제니친까지』,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톨스토이와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인생』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도스토옙스키의 『분신』, 『가난한 사람들』, 『백야 외』(공역),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광인의 수기』(공역),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 『대위의 딸』, 체호프의 『지루한 이야기』, 자먀틴의 『우리들』,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 등이 있다. 푸시킨 작품집 번역에 대한 공로로 1999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푸시킨 메달을, 2000년 한국 백상 출판문화상 번역상을 받았다. 2018년 고려대학교 교우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출처:본문중에서
3.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I 인간의 위대한 눈
1 눈의 탄생 / 2 주인공 삼엽충 / 3 인간, 눈을 뜨다 / 4 빛, 눈, 뇌 / 5 보는 것이 아는 것이다 / 6 생각하는 대로 보인다 / 7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8 상상하는 눈 / 9 이미지 만들기 / 10 몸의 눈, 정신의 눈, 영혼의 눈
II 눈의 윤리
1 타인의 시선 / 2 보이지 않는 사람 / 3 시선의 위조 / 4 구경과 구경꾼 /5 공개 처형, 볼 것인가 말 것인가 / 6 다 보는 눈 / 7 전자 감시와 슈퍼파놉티콘 / 8 초윤리의 시대 / 9 팬데믹 감시와 감시의 팬데믹 / 10 원조 감시 문학 / 11 보호와 통제 / 12 유리 제국 / 13 유리 인간
III 실재와 환상
1 두 세계 / 2 질병으로서의 환시 / 3 뇌 신경의 꼬리 / 4 꿈, 갱생으로 들어가는 문 / 5 허접한 악마 / 6 문학과 의학 / 7 유령의 사회학 / 8 가상 현실 / 9 시지각의 왜곡 / 10 경계선의 철학 / 11 합의된 환각
IV 실명
1 눈멂과 눈뜸 / 2 눈먼 사람들의 문학 / 3 시각의 보상 / 4 시적인 순교 /5 찬란한 어둠
V 창조하고 감상하는 눈
1 잘못 보기의 마술 / 2 낯선 시선과 벌거벗은 눈 / 3 뒤통수로 바라보기 / 4 원근법 / 5 역원근법 / 6 이콘에서 큐비즘으로 / 7 거칠고 묵직한 말 / 8 광장이 된 시인 / 9 사물과 그 이름 / 10 눈의 시인 / 11 여행하는 눈 / 12 메타포의 데카르트 / 13 문학적인 바라보기 / 14 뇌와 예술 / 15 말하는 그림 / 16 그림의 신학 / 17 악마의 초상화 / 18 액자 속의 귀부인
VI 신의 바라봄, 신을 바라봄
1 신과 마주 봄 / 2 신의 바라봄 / 3 눈물 흘리는 눈 / 4 인간의 응시 / 5 나는 진리를 보았다
에필로그
참고문헌
도판 출처
찾아보기
출처:본문중에서
4. 책속으로
인간은 〈뇌로 본다〉는 사실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이 책의 종착점은 인간은 〈뇌를 넘어서 본다〉이다.
- 9면
이 단순화한 설명만 가지고서도 우리는 포식과 경쟁과 적응이 인간 눈의 진화에 트리거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진화론을 믿든 혹은 거부하든 이것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가정이다. 그리고 인간 눈의 인문학을 말하려면 반드시 이 가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책의 취지는 바로 이 부분, 즉 포식과 경쟁에서 출발한 인간의 눈이 어떻게 그와는 반대되는 연민과 공존과 성찰의 방향을 향해 나아갔는가를 알아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 46면
가시적인 세계를 넘어서는 다른 세계, 더 큰 의미로 가득 찬 세계는 부재 속에서만 알아볼 수 있다. 어둠이 없으면 빛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 76면
인간은 보이는 것을 보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인간에게 본다는 것은 실질적인 지각(시각) 행위를 의미하는 동시에 감각과 긴밀하게 얽힌 비유적인 의미에서의 보기, 모종의 〈깨달음〉, 통찰, 심리적이고 영적인 의미에서의 〈개안〉을 의미한다. 인간의 모든 감각 중 시각만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물질적 영역과 비물질적 영역을, 형이하학과 형이상학을 촘촘하게 엮어 짜는 감각은 없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 95~96면
아우구스티누스가 언급한 시신 구경은 구경이라는 관념 자체에 대한 깊은 사색으로 우리를 이끈다. 제발트는 워털루에서 느낀 역겨움을 〈시선의 위조〉라 설명하지만 그 밑바닥에 깔린 것은 사실상 구경에 대한 역겨움이다. 구경은 고통과 죽음을 〈소비되는 것〉으로 만들고 나와 타자의 거리를 무한히 넓힌다.
- 162면
이 마지막 장면의 모호성이야말로 어쩌면 체호프 문학의 정수이자 체호프가 생각한 삶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고 기억과 망각이 갈등하고 정상과 비정상이 경합하는 인생에는 답도 없고 출구도 없고 치유책도 없다. 오로지 죽는 순간까지 우리 곁을 떠도는 수도사의 ─ 그가 누구건, 그가 무엇이건 ─ 환영만이 유일한 실재인지도 모른다.
- 319면
시간의 차원을 초월하는 신의 시선 속에서 연대기 순으로 일어나는 인간의 사건들은 더 이상 순차성이나 인과율에 지배받지 않는다. 요컨대 이콘의 화폭에서 암시되는 〈종합적 비전〉은 영원한 신의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에 대한 공간적 재현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 482~483면
〈우리가 사물을 그것과 무관한 다른 이름으로 부를 때 세계와 우리의 단절은 최종화되며 이는 곧 죽음, 혹은 시를 의미한다〉라는 주장을 우리가 수용한다면 포노마료프의 최후와 시인의 탄생은 맞물린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관을 관으로 부르는 바로 그 순간 어린아이의 축복받은 시선은 종말을 고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이 단편소설의 유일한 주인공은 포노마료프도 소년도 어린아이도 아닌, 낯선 시선과 낯선 시점으로 지각에 관한 시각적 서사를 만들어 낸 올레샤가 될 것이다.
- 527~528면
톨스토이가 소설가이면서도 문학을 장르의 위계 가장 밑바닥에 둔 이유는 언어의 소통력과 직결된다. 언어로 이루어진 거의 모든 것을 거짓이자 위선이자 허위로 생각한 그에게 시각 예술은 불안정하고 이중적인, 다른 한편으로 무한히 위험한 대안이었다. (......) 그가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를 비롯한 수많은 소설 작품에서 에크프라시스를 시도한 것은 언어에 대한 불신, 그리고 언어 예술의 소통 가능성을 보강해 줄 수 있는 시각성을 반신반의하는 믿음과 맞물린다.
- 576~577면
인간의 고통 앞에서 신이 흘리는 눈물은 인간이 서로를 위해 흘리는 연민의 눈물로 변형되고 연민의 눈물은 참회와 구원의 눈물로 다시 연장된다. 인간이 타인의 고통을 위해 눈물을 흘릴 때 신의 눈을 본받는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 612면
단적으로 말해서 연민은 도스토옙스키에게 인간으로 하여금 신에 다가가게 해줌으로써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상대방의 눈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상호 이해의 시선이다.
- 637면
윤리적인 바라봄의 영역에서 감각과 인지와 윤리를 하나로 융해하는 것은 사랑이다. 도스토옙스키에게 사랑은 윤리의 최종 지점으로 그에게 타자를 바라보는 것은 아는 것이고 아는 것은 곧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끼리의 바라봄을 사랑으로 완성해 주는 것은 신의 바라봄이다.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 안에 있는 신의 눈으로 그를 보는 것이자 내 안에 있는 신의 눈으로 그를 보는 것이다.
- 641~642면
출처:본문중에서
5. 출판사서평
인문학자 석영중이 평생토록 펼쳐 온
문학 연구의 집대성
시각과 인지와 예술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기념비적 저작
저명한 인문학자 석영중 교수가 평생토록 펼쳐 온 문학 연구의 집대성인 『눈 뇌 문학』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그는 1991년부터 2024년까지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문학 연구자로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왔으며, 특히 도스토옙스키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널리 인정받는다. 한편으로는 비전공자도 문학에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교양서를 집필하고 EBS 강연에 나서는 등, 대중에 문학을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그가 눈과 뇌와 문학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탁월한 지성과 넘치는 애정으로 연결해 펼쳐 보이는 이 책은 과학과 인문학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한편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추고 있어, 지적 호기심이 있는 누구나 두고두고 읽을 만한 교양서다. 이 흥미진진한 여정의 중심에는 언제나 문학이 놓여 있으며 특히 러시아 문학에 관한 폭넓고 다채로운 이야기가 생생히 펼쳐진다. 아울러 곳곳에 배치된 60여 개의 컬러 도판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상상력을 부추긴다.
〈이 책의 의의는 문학 연구자가 문학을 통해, 문학 안에서, 그리고 문학과 함께 추적한 시각의 의미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역으로 문학 연구자가 시각성의 코드로 문학의 저 깊은 심연을 들여다본 결과물이 이 책이라 할 수도 있다. 나는 공시적으로는 인접 학문의 결과물을 내 지성의 한도 안에서 참조하고 반영하고 대화하고 논쟁하면서, 또 통시적으로는 역시 내 지성의 한도 안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현대 현상학에 이르기까지 인류 지성사를 환기하면서 문학과 시각을 살펴보았다.〉(「머리말」에서)
포식과 경쟁에서 연민과 성찰을 향해 나아가는 눈
인간은 뇌로 보되 뇌를 넘어서 본다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눈 뇌 문학』은 이 질문을 뿌리 삼아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며 문학, 미학, 자연 과학, 신경 과학 등을 총동원해 그 답을 찾아 간다. 그 시작점에는 눈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눈이라는 기관은 약 5억 4300만 년 전 삼엽충에게 생겨난 이래 개체 간 생존 경쟁을 벌이는 환경에서 더 잘 볼 수 있도록 진화했다. 본다는 것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광수용기 세포가 빛을 감지해 뇌에 전달함으로써 시각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그뿐만이 아니다. 오랫동안 문학과 신경 과학의 접점을 연구하며 다수의 논문과 저서를 집필해 온 저자는 인간이 〈뇌로 본다〉는 사실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뇌를 넘어서 본다〉고 강조한다. 인간은 너무 작거나 커서, 혹은 너무 멀리 있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 무수한 도구를 발명하는 한편 〈내면의 눈〉으로 초월적인 무언가를 보고자 집요하게 노력해 왔다. 바로 이 점에서 인간의 눈은 위대하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인문학자의 관점으로, 〈포식과 경쟁에서 출발한 인간의 눈이 어떻게 그와는 반대되는 연민과 공존과 성찰을 향해〉 왔는가를 알아본다는 목표 아래 나아간다. 그리고 그 모든 내용의 기저에는 〈시각의 윤리〉에 관한 고찰이 자리 잡고 있다.
『성경』부터 플라톤, 도스토옙스키, 제발트까지
중세 이콘 회화부터 20세기 아방가르드 문학까지
시각을 키워드로 펼쳐 보이는 인류 지성사의 다채로운 풍경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의 지성사에 새겨진 시각에 관한 논의를 샅샅이 살피며, 널리 알려진 고전부터 문학사적 중요성을 띠나 아직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까지 다양한 텍스트를 시각이라는 키워드로 읽어 낸다. 『성경』에서부터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만델시탐, 디킨스, 헉슬리, 카버, 제발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가의 작품이 새로운 관점에서 소개된다. 그리고 그러한 독해가 언제나 오늘날의 독자를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라는 성찰로 안내한다는 점에서 이 저작의 인문학적 탁월함이 비롯한다.
이를테면 무한한 재미를 좇아 타인의 고통을 구경하는 세태를 담아낸 사례로 『고백록』,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토성의 고리』 등을 다루며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거나 보지 않을 것인가 하는 질문을 제기한다. 또 신의 전시안부터 파놉티콘, CCTV, 〈빅 어더〉까지 감시의 흐름을 되짚고, 자먀틴의 디스토피아 소설을 통해 감시가 고도화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를 살펴본다. 한편 푸시킨, 체호프, 와일드, 디킨스 등의 작품이 보여 주는바 정신 질환의 증상, 꿈, 몽상 등으로 나타나는 환상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과 공존하며 맞물린다. 저자는 이와 달리, 환시를 정교히 구현한 가상 현실은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해체하고 시공간의 제약도, 불안과 고통도 제거된 세계를 제공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짚는다.
눈을 통한 창조와 감상의 문제를 다루는 장은 이 책의 정수를 담아냈다고 할 만하다. 저자는 시각과 밀접히 연관된 창조의 방법으로 미술의 원근법과 역원근법, 문학의 〈다르게 보기〉를 풍부한 예시와 함께 다루는데, 그 미술사적, 문학사적 사례들의 연결 고리를 따라가다 보면 눈앞에는 중세 이콘 회화부터 20세기 초 러시아 아방가르드 문학까지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만화경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그러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눈을 지닌 인간의 미적 경험은 신경학적 기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인간의 감상은 단순히 미적 쾌감을 얻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윤리적 영역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신의 눈을 흉내 낸다는 것에 관하여
어떻게 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신의 눈을 흉내 내는 시선〉을 이야기한다. 문학 대가들이 상상한 신의 눈은 보편적인 참회와 구원의 눈물(『악령』,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응시(『전쟁과 평화』, 『이반 일리치의 죽음』),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이자 상호 이해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시선인 연민(「우스운 인간의 꿈」) 등의 형태로 작품에 새겨져 있다. 〈신의 바라봄〉을 흉내 내는 이러한 시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타인과 세계와 삶에 대한 사랑이다. 〈윤리적인 바라봄의 영역에서 감각과 인지와 윤리를 하나로 융해하는 것은 사랑이다.〉(640~641면)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 〈포식과 경쟁에서 출발한 눈이 어떻게 연민과 공존과 성찰을 향해 왔나〉를 통과한 이 책은 〈어떻게 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다다라 독자로 하여금 자기 삶에 대해 같은 질문을 던져 보도록 이끈다. 수많은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펼쳐진 이 장대한 지적 여정의 끝에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진리가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세계 곳곳이 고통받는 이들로 넘쳐나며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눈 뇌 문학』은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해줄 탁월한 인문학 교양서로 오래 사랑받을 만하다.
출처: 「 눈 뇌 문학 」 출판사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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