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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25 1기(13.3~18.2)

1월의 추천 도서(1062) 야만인을 기다리며 - 존 맥스웰 쿠체


 

 

 

 

1. 책소개

 

200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존 쿳시는 이미『추락』등의 작품으로 영국 최고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2회 수상한 바 있는 역량있는 작가다. 그의 작품에는 선과 악, 진실과 허위, 쾌락과 고통 등 인간의 본성에 대한 치밀한 탐구가 주조를 이루는데, 특정한 역사적 사실에 저자의 분신인 주인공을 과감히 밀어넣은 후 길어낸 내적 고백이기에 그의 사유는 더욱 빛이 난다. 『야만인을 기다리며』는 변경을 통치하는 한 치안판사의 내적 고백을 통해 제국의 모순 뿐 아니라, 제국의 일원으로 봉사할 수 밖에 없는 판사 개인의 부조리를 묻고 있는 작품.

제국의 충실한 하인인 '나'는 주민 3천명이 사는 변경을 통치하는 치안판사로, 몇십 년 동안 자그마한 변경 정착지의 일들을 관장하면서 제국의 정책에 관한 것일랑 애써 무시하며 살아온다. 하지만 취조 전문가들이 도착하면서 무죄한 원주민들을 '반역자'로 몰아 잔인하고 부당하게 대하는 것을 목격한 후 희생자를 동정하게 되고 급기야 제국의 적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제국'이란 억압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자의 존재 여부에 상관 없이 타자를 만들어내고 조작된 정보를 유통시키며 끊임없이 '상상'속의 '야만인'을 재생산해 내는 속성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는 복잡한 문제에 휘말려들지 않으려 애쓰지만 종래엔 '정의'에 몸담고야 마는 치안판사의 행로를 통해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인간은 애초에 정의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의 물질적 이익에 부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의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권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인간 본성'의 끝까지 파고 들어가는 심층적인 추적이 시종일관 작품을 묵직하게 지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재미'라는 한마리의 토끼 또한 놓치지 않는다. 사라져가는 '야만'의 자연과 문명에 대한 아련함, '관계와 소통'을 묻는 듯한 에로틱한 묘사까지, 아마도 그 모든 것이 그림자처럼 '인생'의 또다른 의미를 드리우고 있기 때문에 더 없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일 듯. 아름다운 묘사와 짧은 단문의 매력은 그의 작품을 만끽하게 하는 또하나의 요소다.

 

 

출처 - YES 24 제공

 

 

 

 

 

2. 저자소개

 

존 맥스웰 쿠체

194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우스터에서 출생. 남아프리카 네덜란드계 백인으로, 여러 나라 말로 글을 써왔다.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영국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했다.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 오스틴 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3년여 동안 뉴욕 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한 후 남아프리카로 돌아와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케이프타운 대학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정년퇴임 후에는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 애들레이드 대학과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치밀한 구성, 풍부한 대화, 정확한 통찰력으로 서구 문명의 위선을 비판하고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날카롭게 파헤쳐 현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마이클K의 삶과 세월』『추락』으로 한 작가에게 상을 두 번 주지 않는다는 전례와 불문율을 깨고 부커상을 두 번 수상하고 200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첫 작품은 『어둠의 땅들』(Dusklands)이다. 그 다음 작품은 『나라의 심장부』(In the heart of the Country)인데, 이 작품으로 남아프리카 최고의 문학상 및 CNA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야만인을 기다리며』(Waiting for the Barbarians)는 CNA상, 제프리 페이버 메모리얼상, 제임스 테잇 블랙 메모리얼상을 수상했다. 『마이클 K』(Life & Times of Michael K)로 1983년 부커상 및 프리 에트랑제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이후 『포우』(Foe), 『철의 시대』(Age of Iron), 『페테르부르크의 대가』(The Master of Petersburg), 『추락』(Disgrace) 등을 발표했으며, 1999년 『추락』으로 다시 한 번 부커상을 받음으로써 최초로 부커상을 2회 수상한 작가가 되었다. 『엘리자베스 코스텔로』(Elizabeth Costello)로 1987년에는 예루살렘상을 수상했고, 1998년에는 라난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을 통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던 같은 남아공 출신 작가 고디머나 브링크와는 다르게 그는 자신의 소설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하찮고 우스꽝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소설을 '사유의 한 방식'으로 생각하며 인식의 지평 안에 있는 것은 어느 것이든 헤집어보고 회의하며 의심한다. 현재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문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작품에는 선과 악, 진실과 허위, 쾌락과 고통 등 인간의 본성에 대한 치밀한 탐구가 주조를 이루는데, 특정한 역사적 사실에 저자의 분신인 주인공을 과감히 밀어넣은 후 길어낸 내적 고백이기에 그의 사유는 더욱 빛이 난다. '아프리카너(Afrikaner,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정책을 법제화한 남아프리카에 정착한 네덜란드계 백인)'라는 출신배경이 함축하고 있듯이, 저자는 자신의 어찌할 수 없는 운명적 혼란과 식민주의자들의 원죄 의식을 문학으로 형상화해온 작가이다.

대표작『마이클K』는 한 편의 훌륭한 시대소설이면서도 한 개인의 치열한 존재론적 몸짓을 보여주는 내면소설이다. 역사와 권력과 정치와 지배 이데올로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를 향한 갈망을 '정원'으로 표상하고 있으며, 그것은 또한 존재의 안식처를 상징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억압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를 꿈꾸는지에 대한 쿳시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보여준다.

『야만인을 기다리며』에서는 변경을 통치하는 한 치안판사의 내적 고백을 통해 제국의 모순 뿐 아니라, 제국의 일원으로 봉사할 수 밖에 없는 판사 개인의 부조리를 묻고 있다. 쿳시는 이 책을 통해 '제국'이란 억압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자의 존재 여부에 상관 없이 타자를 만들어내고 조작된 정보를 유통시키며 끊임없이 '상상'속의 '야만인'을 재생산해 내는 속성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는 복잡한 문제에 휘말려들지 않으려 애쓰지만 종래엔 '정의'에 몸담고야 마는 치안판사의 행로를 통해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인간은 애초에 정의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의 물질적 이익에 부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의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작품으로는『더스크랜즈』『나라의 심장부에서』『야만인을 기다리며』『페테르부르크의 대가』『포우』『철기시대』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몇편의 언어연구서, 문학연구서와『소년기』(Boyhood: Scenes from Provincial Life)와 『청년기』(Youth) 등 두 권의 회고록이 있다.

 

출처 - YES 24 제공

 

 

 

3. 목차

 

철학자와 동물
시인과 동물
뒤집어 보기 - 《동물로 산다는 것》
시로 도살장을 폐쇄시킬 수 있다고?
- 마저리 가버 문학이론가
불이 나면, 아빠는 누구를 구하실까?
- 피터 싱어 동물철학자
자네는 어찌 물고기가 즐거운지를 아는가?
- 웬디 다니거 종교사학자
'인간이 아닌 인격체'와 친구하기
- 바버라 스멋 영장류 동물학자
작품소개 - 에이미 구트만
옮긴이의 글

 

출처 - 인터파크 도서 제공

 

 

 

 

4. 책 속으로

 

제국의 속마음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 있을 뿐이다. 그 생각은 어떻게 하면 끝장이 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죽지 않고, 어떻게 하면 그 시대를 연장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낮에는 적들을 쫓아다닌다. 그것은 교활하고 무자비하다. 그것은 사냥개들을 이곳저곳에 파견한다. 밤이 되면, 그것은 재앙에 대한 상상을 먹고 산다. 도시가 약탈당하고, 사람들이 강간당하고, 죽은 사람의 뼈가 산처럼 쌓이고, 수많은 땅이 황폐해질지도 모른다는 상상 말이다. 그건 말도 안되는 미친 상상이지만 전염성이 강하다. 

나는 역사의 바깥에 살고 싶었다. 나는 제국이 백성들에게 강요하는, 아니 행방불명된 백성들에게조차 강요하는 역사의 바깥에 살고 싶었다. 나는 야만인들에게 제국의 역사를 강요하는 걸 원치 않았다. 이것이 수치스러워할 이유라고 믿을 수 있겠는가? 265

 

틀림없이 그녀의 친구들은 그녀의 밀회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을 재잘댔을 것이고, 세세한 정황이 시장 전체에 퍼져 있을 것이다. 남자의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은 그가 하는 섹스를 더 그로테스크하게 생각한다. 그걸 죽어가는 동물의 경련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쇠로 만든 인간이나 성자 같은 홀아비 역할을 할수는 없다. 낄낄대는 비웃음 소리와 농담, 의미심장한 눈길은 내가 별수 없이 치러야 하는 값이다. 58

나는 그녀의 몸에 들어가지 않았다. 처음부터 나의 욕망은 그걸 향한 게 아니었다. 그게 목적이 아니었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그곳에 나 같은 늙은이의 페니스를 집어넣는 행위는 우유 속의 산, 꿀 속의 재, 빵 속의 분필을 생각나게 한다. 그녀의 벌거벗은 몸과 나의 벌거벗은 몸을 보면, 내가 옛날에 하때, 인간의 몸을 허리의 핵에서 발산돼 나오는 꽃이라고 상상한 적이 있다는 걸 믿기 힘들다. 60

 

노인의 섹스. "죽어도 좋아"가 그 발가벗겨진 솔직함으로 충격적이라면, 이 책의 구절들은 고개가 끄덕여지며, 씁쓸하면서도 풍부하다. 

 

출처 -  알라딘 제공

 

 

 

 

 

 

 

 

 

 

출처 - 네이버 블로그 Grace to Pressure 제공 (http://blog.naver.com/sanhan0821/220595637855)

 

 

5. 추천평

 

나는 쿳시처럼, 인간의 가슴에 자리잡은 그러한 황폐함을 환기할 수 있는 작가들을 거의 알지 못한다. 쿳시는 카프카의 포착하기 어려운 공포에 대해 알고 있는 작가이다.
__버나드 레빈, 선데이 타임스

어째서 모든 거리와 광장이 그렇게도 빨리 텅 비어지는가?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도 깊은 생각에 잠겨 다시 집으로 향하는가?
저녁이 되었어도 야만인들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이 변경에서 돌아왔다.
그들은 더 이상 야만인들이 없다고 말했다.
야만인들이 없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사람들은 일종의 해결책이었다.
__콘스탄틴 카바피의 시 "야만인을 기다리며"(Waiting for the Barbarians)에서-

 

출처 - YES 24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