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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추천도서 (23) 감시와 처벌 (감옥의 역사) - 미셸 푸코



책소개

오늘날 계몽주의 시대의 유산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민주주의 사회에 살면서, 사람들은 정보화산업의 발전으로 판옵티콘의 기계와 장치가 유형, 무형으로 끊임없이 확산되는 위기의 현실을 위기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위기의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위기로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이 계속 심화되는 것이다. 인간은 판옵티콘의 체제 속에 살고 있는 한, 권력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은 과연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푸코는 인간이 권력의 판옵티콘 체제 속에 살면서도, 개인의 저항적이고 주체적인 자유로운 삶의 방식은 어디에서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책을 덮으면서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은 무엇인지를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계속 새롭게 질문해야 할 것이다.



저자 소개

저 : 미셸 푸코

Michel Paul Foucault기존 사회이론의 문제제기와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기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프랑스 쁘와띠에에서 태어났다.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을 공부했으며, 니체, 하이데거, 바따이유, 바슐라르, 깡길렘, 알튀세르 등의 영향을 받았다. 파리대학 반센 분교 철학교수를 거쳐 1970년 이래 꼴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지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정신의학에 흥미를 가지고 그 이론과 임상(臨床)을 연구하는 한편, 정신의학의 역사를 연구, 『광기(狂氣)와 비이성(非理性)―고전시대에서의 광기의 역사』(1961)와 『임상의학의 탄생』(1963) 등을 저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각 시대의 앎[知]의 기저에는 무의식적 문화의 체계가 있다는 사상에 도달하였다. 

그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구조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사회 구조나 언어 구조 등의 '구조'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구조란 '짜여진 어떤 틀'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의 자아나 관념 역시 이 틀 안에서 탄생하고 전개, 소멸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인간의 신체가 있었다. 그는 신체야말로 권력의 시발점임과 동시에 저항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저서인 『광기의 역사』는 근대 서구사회에 있어서 나병의 쇠퇴와 나병의 폐쇄에 따른 광인을 감금하는 장소가 개설된 사실에서 이론적 비판을 전개한 논문이다. '광기'의 개념이 형성되고 유포된 과정을 고고학적 방법으로 추적하여, 이성주의의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역으로 드러낸다. 어째서 이성은 비이성을 질병으로 치부했을까? 어째서 감금하고 억압하고 마침내 침묵 속에 가두었을까? 이성의 독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타자/외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감시와 처벌 : 감옥의 역사』에서 푸코는 정신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인간적 장치가 아니라 이성중심적 사회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가치기준으로 광인을 추방하고 감금해온 장소로서 인간에 대한 권력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억압적 수단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감옥은 범죄자들의 단순한 수용소가 아니라 권력의 사회통제를 위한 전략의 소산이며 그 범죄자들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유용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존속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와 사물』(1966)과 『앎[知]의 고고학(考古學)』(1969)에서 무의식적인 심적 구조(心的構造)와 사회구조, 그리고 언어구조가 일체를 결정하며, 주체로서의 인간이라든가, 자아라고 하는 관념은 허망이라고 하는 반인간주의적(反人間主義的) 사상을 전개하였는데, 이것이 구조주의 유행의 계기가 되었다. 

정상적인 자기가 어떤 지식의 배치를 통하여 마련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푸코의 초기라고 본다면, 중기에는 니체의 권력, 힘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근대 사회에 작용하는 미시권력의 다양한 장치와 테크놀로지를 추적한다. 주로 포스트 구조주의자들을 연구하고 많은 논문을 써온 양운덕 선생은 근대인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푸코는 권력이야기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푸코는 규율 지키기와 몸 길들이기를 통해서 근대를 살아가는 ‘주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즉 권력이 근대 주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푸코는 개인의 몸에 작용하는 일정한 관계망 속에서 권력의 작용을 살필 수 있다고 말한다. 푸코에게 있어 권력은 작용할 대상을 일정하게 형성하고 그 대상이 스스로 권력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한다. 즉 권력은 억압하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생산적, 긍정적인 힘인 것이다.

『성의 역사』는 '성'과 그것을 행하는 '인간' 그리고 그것들을 조직하는 권력(혹은 담론 - 힘있는 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저작으로 '성정치학' 논의에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저작물이기도 하다. 3부작으로 이뤄진 『성의 역사』에서 푸코는 "성은 억압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의 역사는 오히려 선동과 증대의 역사다. 억압 대신 선동과 증대가 이뤄지고 거기로부터 수많은 '말' 그리고 '권력 망'이 생겨났기 때문에 오히려 성이 '억압의 역사'를 가진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노동력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게 되고, 불필요한 노동력을 사용하게 하는 수음을 금지하게 하거나(실제로 그런 캠페인이 있었다), 그것의 사례로 얘기되는 청교도주의나 금욕주의의 전개에 대해 푸코는 우선 의심했으며, 그 이면을 파헤쳤다. 그 결과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당시에는 '성 담론'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고해, 성의학, 정신분석학 등 수많은 지식들이 그것을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밖에 『광기와 문화』『정신병과 심리학』『비정상인들』『사회를 보호해? 한다』『자기의 테크놀로지』등의 저서가 있다. 또한 푸코를 다루는 저서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푸코는 1984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사망하였다.
 

세르반테스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광기는 언제나 극단적 자리, 광기란 어지한 도리가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극단적 자리를 차지한다. 어떤 것도 광기를 진실이나 이성으로 되돌리지 못한다. 광기는 오로지 파멸과 더 나아가 죽음으로만 통해있다.

역 : 오생근

194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10대학에서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소설 3부작 연구」(1983)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심여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불문학과 교수이다. 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되었고, 2000년 제8회 ‘대산문학상’ 평론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삶을 위한 비평』, 『현실의 논리와 비평』, 『그리움으로 짓는 문학의 집』, 『문학의 숲에서 느리게 걷기』, 『프랑스어 문학과 현대성의 인식』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폴 엘뤼아르의 『이곳에 살기 위하여』와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초현실주의의 현실 인식」, 「초현실주의와 사랑」, 「앙드레 브르통과 다다」, 「「브르통의 『나자』와 초현실주의적 서술 전략」 등이 있다.

목차

제 1부 신체형
1장 수형자의 신체 23
2장 신체형의 호화로움 65

제 2부 처벌
1장 일반화한 처벌 123
2장 유순해진 형벌 169

제 3부 규율
1장 순종적인 신체 213
*분할의 기술 222
*활동의 통제 235
*생성과 형성과정 246
*힘의 조립 256
2장 효과적인 훈육방법 267
*위계질서적 감시 268
*규범화한 제재 280
*시 험 289
3장 판옵티콘 감시체제 303

제 4부 감옥
1장 완전하고 준엄한 제도 351
2장 위법행위와 범죄 393
3장 감옥체계 445

출판사 리뷰

오역이나 미흡한 번역을 갈고 다듬기 20년, 
새로운 《감시와 처벌》의 탄생!
권력에 저항하는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은 무엇인가?


먼 옛날부터 죄인을 처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규율이었다.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규칙을 지켜야만 했다. 타인의 물건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와 같은 도덕적 원리에 기초한 규칙이 법으로 제정되었다. 근대 이전의 사회는 스펙터클의 사회로 만인이 한 사람을 우러러보는 권력자의 세상이었다. 여기에서 범죄자에 대한 처형은 본보기 역할을 했다. 단두대 위에 올라 신체형에 처해지는 죄수를 보며 범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두려움이 민중들의 의식에 뿌리내렸다.
권력의 한계는 신체형으로부터 드러났다. 이에 따라 권력이 모두에게 공평한 자유를 빼앗는 구금형이 새로운 형벌로 등장하게 된다. 푸코는 벤담의 판옵티콘 개념을 이용하여 감옥의 감시체제를 설명한다. 중앙에 위치한 감시탑은 주변을 어둡게 하고 수감자의 방은 밝게 한다. 수감자는 중앙을 봐도 감독관의 부재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시자의 존재는 드러나지 않으며 끊임없이 수감자를 감시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 판옵티콘의 핵심이다. 

판옵티콘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감시효과를 낼 수 있다. 본디 감옥이란 수감자의 교화에 목적을 두었기에 이러한 시스템은 학교나 군대, 병원 등에서 권력이 개인을 사회화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감옥은 그저 사회의 축소판 중 하나일 뿐이다. 사회 어디에서든 감시당하는 인간은 규율과 훈육으로 길들여져 순종적 신체에 머무르고 만다.

푸코의 시대로부터 거의 반세기가 지났지만 규범화된 권력 앞에 노출된 사람은 지금도 그가 예견한 무한한 규율 안에 살고 있다. 근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사회 속에서 감시당했지만 그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순종적 인간에 머무를 뿐이었다. 

오늘날 계몽주의 시대의 유산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민주주의 사회에 살면서, 사람들은 정보화산업의 발전으로 판옵티콘의 기계와 장치가 유형, 무형으로 끊임없이 확산되는 위기의 현실을 위기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위기의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위기로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이 계속 심화되는 것이다. 인간은 판옵티콘의 체제 속에 살고 있는 한, 권력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은 과연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푸코는 인간이 권력의 판옵티콘 체제 속에 살면서도, 개인의 저항적이고 주체적인 자유로운 삶의 방식은 어디에서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책을 덮으면서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은 무엇인지를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계속 새롭게 질문해야 할 것이다.
-역자 서문 중에서
 


- 출처: yes24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