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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추천도서 (39) 겐지 이야기 - 무라사키 시키부





책소개

<겐지 이야기>는 최초의 '物語'는 아니나 앞선 모노가타리문학과 일기문학을 통합한 헤이안 시대의 문학의 집대성으로 간주한다. 4대의 천황과 70여 년에 걸쳐 전개되는 등장인물 430여 명의 이 장대한 모노가타리는 그 구성의 주도면밀함, 자연과 인간심리를 교묘하게 융합한 서정적 문체, 인간의 내면과 사회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포착하는 비판적 정신 등으로 이미 서양근대소설의 면모를 지니고 있어 문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저자 소개

저 : 무라사키 시키부

Murasaki Shikibu,むらさき しきぶ,紫式部헤이안(平安) 시대 중기에 활약한 여류작가로, 일본의 가장 위대한 문학작품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완전한 장편소설로 일컫는 『겐지 이야기』(源氏物語)의 저자다. 여관으로서의 이름은 후지 시키부(藤式部)이며 작가로서의 이름은 무라사키 시키부다. 진짜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몇몇 연구자들은 그녀의 본명이 후지와라 다카코였으리라 짐작하지만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무라사키'는 『겐지 이야기』의 등장인물 이름인 무라사키노 우에(紫の上)에서, 시키부는 아버지의 관직명에서 딴 것으로 전해진다. 

서기 973년경 지금의 교토(京都)에서 후지와라 북가(北家) 계열의 하급귀족이자 한학자인 후지와라노 다메토키와, 후지와라 다메노부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무라사키 시키부는 두 살 때 생모와 사별하고 아버지 다메토키의 훈도를 받으며 자랐다. 남편이 지방의 태수로 임명될 경우 보통 부부가 헤어져 살면서 어머니가 아이를 키우던 헤이안 시대에서는 예외적인 경우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딸의 재능과 총명함을 알아보고, 여느 남자들처럼 한문 교육을 받게 했다. 998년 사촌인 후지와라노 노부타카와 결혼했다. 당시 노부타카는 45세였으며, 무라사키 시키부와 비슷한 나이의 아들이 있었다. 999년, 노부타카와의 사이에서 카타코(賢子)라는 딸을 얻었으나 결혼 생활은 사실상 얼마 안가 파국을 맞았고, 1001년 남편인 노부타카는 병으로 사망했다. 이후부터 홀로 어린 딸을 키우며 소설과 일기를 쓰는 일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녀는 당시의 권세가였던 후지와라노 미치나가(藤原道長)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1005년경 이치조(986∼1011) 천황의 중궁인 아키코(彰子, 미치나가의 딸)의 뇨보(女房, 궁중에서 시중을 드는 궁녀)로 입궐했으며, 황후 데이시의 뇨보인 세이 쇼나곤과 라이벌로 대립하며 여러 편의 와카와 소설을 남긴다. 1013년 가을까지는 궐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이후로는 행적 불명이며, 1014년 정도에 사망했다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당시의 궁중생활은 '히카루 겐지'를 주인공으로 한, 『겐지 이야기』를 집필하는데 많은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겐지 이야기』는 당시의 궁정생활을 묘사하고 이상화한 것으로 이른바 헤이안조(朝) 미의식(美意識)을 선명하게 표현하였는데, 지극히 세련되고 우아한 귀족들로 이루어진 독특한 사회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주로 궁정귀족의 영화와 유미적(唯美的) 연애생활에 대한 찬미로 채워졌는데, 그 외에도 당시 중·하층 귀족계급 사이에서 서서히 제고되기 시작하였던 불교의 정토흔구(淨土欣求) 사상이 잘 나타나 있고, 연애와 도심(道心)의 상극의 묘사가 돋보인다. 히카루가 가장 사랑했던 여자인 무라사키노우에는 자신을 원형으로 한 인물로 그 당시 중류층에 머물러있었던 신분적 한계나 모자란 사랑 등 자신의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겐지 이야기』의 집필시기를 무라사키 시키부의 남편인 후지와라노 노부타카(藤原宣孝)가 죽은 1001년부터 그녀가 궁정에서 시녀로 일하기 시작한 1005년까지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길고 복잡한 작품을 쓰는 데는 훨씬 더 오랜 세월이 걸려 1010년 무렵에도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많다. 또, 히카루 겐지가 죽은 뒤의 이야기는 다른 작가가 썼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이 책을 현대어로 옮긴 세토우치 자쿠초는 무라사키 시키부가 오랜 세월을 두고 이 소설을 완성했을 것이란 설을 내세우고 있다.

이후 1010년경에는 『무라사키시키부 일기(紫式部日記)』, 1013년경에는 가집 『무라사키시키부집(紫式部集)』 등을 편찬하였고, 그 외에 『고슈이 와카집[後拾遺和歌集]』을 비롯한 『칙선집(勅選集)』에 60수 가까운 노래가 수록되어 있다. 가마쿠라(鎌倉) 초기에 나온 이야기 평론집 『무묘조시(無名草子)』에는 '『겐지 이야기』가 쓰인 것은 부처님의 영험이며, 범부가 흉내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처럼 『겐지 이야기』는 작자 무라사키시키부의 와카(和歌) 및 한시문에 대한 조예와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리고 이야기에 대한 독자들의 요구 등이 삼위일체가 되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00년 밀레니엄을 기념하여 새로 발행된 일본 화폐 2000엔 권의 뒷면에는 『겐지 이야기』 청귀뚜라미 권의 그림과 작자의 초상이 실리기도 했으며, 아서 웨일리가 번역한 『겐지의 이야기 The Tale of Genji』 (1935)는 영국 문학의 고전으로 남아있다.
 

역자 : 전용신

1921년 출생하여 경성사범학교 연습과(갑)와 서울대 문리과대학 심리학과를 졸업하였으며, 고려대 문과대학 심리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4년부터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1987년부터는 고려대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한국고지명사전』이 있고, 『일본서기』완역판을 출간한 바 있다.

목차

1. 내궁
2. 홍매
3. 대의 내
4. 다리 아씨
5. 참나무 기둥
6. 갈래머리
7. 햇고사리
8. 겨우살이
9. 정자
10. 뜬배
11. 하루살이
12. 습자
13. 꿈속의 다리

추천평

11세기 초에 씌어진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 이야기>는 약 1천년 전 일본의 왕조 전성시대 궁중 생활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애정소설이다. 전 54책에 달하는 대작으로 왕실의 귀공자 히카루 겐지의 생애를 통하여 사랑과 풍류, 권력과 음모, 그리고 다변한 인생의 부침 등 귀족 생활의 전모를 폭넓고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주인공 겐지는 제왕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던 후궁 동호에게서 태어난 왕자로서, 뛰어난 용모와 아취로 빛이 날 만큼 아름다운 귀공자로 자라난다. 그가 출생하자마자 곧 세상을 떠난 어머니 동호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워하여 성인으로 성장해 가면서 수많은 여성들을 지나게 되는데, 이를 중심으로 430여 명이나 되는 생생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궁중 생활과 관련한 길고도 복잡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 권에 걸쳐 동서고금의 변함이 없는 하나의 확실한 테마 - 사랑과 인생에 대한 문제의식이 면면히 흐르고 있어, 이 <겐지 이야기>는 시대를 훨씬 뛰어넘어 여전히 감동을 주고도 남는 새로움을 잃지 않고 있다.

  - 출처: YES24 제공